세상엔 맛있는게 너무 많아

Stubbe Chocolates & Pastry / 토론토 초콜릿 전문점 / 토론토 독일 슈톨렌 / 토론토엔 맛있는게 너무 많아

김저트와 젠니 2021. 12. 9. 23:53

 

2021년이 어느덧 한 달이 채 안 남았음을 알아챈 11월 말 무렵

 

부쉬 드 노엘, 파네토네와 함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시즌 빵인

맛있는 슈톨렌을 먹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구글링을 했다.

 

여러 페이스트리 샵에서 슈톨렌을 팔기는 하지만 전부 다 한 번에 사 먹기에는 

가격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에 한군데만 잘 골라서 먹어보자.라는 마음이었다.

 

 

슈톨렌 Stollen

독일식 진저브레드인 레브쿠헨(Lebkuchen)과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크리스마스 시즌 빵 으로
겉은 보통 슈거파우더로 하얗게 덮여져 있고, 반으로 잘라보면 중앙에 마지팬이 동그랗게 자리하고 그 주변을 럼이나 브랜디 등으로 절인 건조 과일과, 호두나 아몬드 같은 견과류가 조화롭게 들어가 있다.

슈톨렌은 손으로 성형해 만든 투박한 모양의 타원형으로 생겼는데, 아기 예수를 형상화 했다 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옛날 중세의 수도사들이 걸쳤던 망토 위에 눈이 쌓인 모습이다. 라는 의견도 있다.  


크리스마스 약 한달 전에 ( 12월이 시작될 무렵 ) 미리 만들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면서
한조각씩 얇게 잘라 먹는 빵이다. 따라서 장기 보존을 위해 안에 들어가는 건조 과일들은 짧게는 몇주부터 1~2년간 절인 건조과일을 쓰고, 겉은 정제버터를 바르고 슈가 파우더를 듬뿍 뭍혀 막을 형성하여 보존성을 높인다.

슈톨렌은 가운데 부분부터 썰어서 먹고, 남은 양쪽을 붙여 랩 등으로 싸서 밀봉하여 보관하면
빵이 마르는것을 방지해서 처음의 식감을 오래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여러 후보가 있었지만 내가 선택한 곳은

 

Stubbe Chocolates & Pastry

 

Chef Daniel Stubbe 가 오너 셰프로 현재 운영 중이고,

6대째 내려오는 가게인 데다가 독일에서 나고 자라셨다.

 

독일인 셰프가 만드는 슈톨렌 이라니! 

정말 기대가 되었다.

 

 

 

▷ 653 Dupont St, Toronto, ON M6G 1Z4

 

지도를 보고 찾아갔음에도 정말 놀랄 정도로 주변 블록의 상권이 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 안은 손님들이 계속 들어오고, 

예약 주문을 포장해둔 상자가 쌓여 있고, 문의 전화도 계속 들어오더라.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공간을 지배하는 초콜릿 냄새에 벽 한 칸을 빼곡히 채운 제품들이 인상적이었다.

초콜릿 쿠키, 견과류의 초콜릿 컨펙셔너리부터

거의 30여 가지 종류의 태블릿 초콜릿과, 봉봉, 다양한 모양의 아트피스까지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맨 왼쪽은 드레이들Dreidel 로 유대인들이 하누카 시기에 놀이로 사용하는 전통 팽이 장난감 이다. 

 

 

 

 

내가 갔을 때가 딱 하누카 시즌이어서 그런지

이런 스매시 케이크들도 진열이 되어 있었다.

같이 있는 망치로 겉의 초콜릿 쉘을 깨면 안에 과자류 들이 들어있다.

 florentines, almond clusters, berry clusters, nonpareils, caramelized hazelnuts and tropfen 등

 

 

 

그리고 초콜릿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봉봉들 까지.

 

다 너무 예쁘고 맛있어 보여서 구매욕구를 참기가 힘들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미리 주문해놓은 슈톨렌을 픽업해 왔다. 

 

사실 픽업만 하면 2분이면 끝날 것을 거의 20분을 구경했다. ㅎㅎ

 

 

 


 

 

 

내가 구매한 슈톨렌은 스몰 사이즈로 내 손 한 뼘보다 더 크고 무게도 묵직했다. 

스몰, 미디엄, 라지 사이즈가 있고 스몰은 텍스 포함 약 28불이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하얗게 슈가 코팅이 되어 있었는데,

빵이 슈가를 다 흡수한 상태였고 잘랐을 때도 하얀 막이 눈에 뜨이지 않는 정도였다.

아마도 다른 곳들처럼 슈가 코팅을 엄청 두껍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대망의 단면!

 

마지팬이 귀엽고 동그랗게 들어가 있고, 건포도, 아몬드, 호두, 오렌지 필 등이 눈에 보인다.

 

나의 첫 한입 후기는 생각보다 알코올 맛이 너무 세서 오, 이게 뭘까?

하고 약간의 거부감이 생겨서 첫 슬라이스는 먹기가 힘들었다. 

( 하필 또 내가 먹은 첫 슬라이스 단면에 술에 절인 건포도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

 

그다음 날, 다시 한 조각 잘라서 먹었을 때 

하루가 지나서 그런지, 어제 먹어본 기억이 있어서 인지는 몰라도, 알코올 향은 좀 날아간 듯했고

그제야 본연의 맛을 음미할 수 있었다.

건포도가 쫄깃하게 씹히고, 고소한 마지팬과 견과류, 그 사이를 치고 들어오는 상큼한 오렌지 필 

촉촉한 빵과 함께 잘 어우러져서 맛있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하루 만에 이렇게 맛에 대한 의견이 바뀌다니, 신기했다.

내일은 또 얼마나 더 맛있을까..?라는 기대를 해보기로 했다.

하루에 딱 한 조각만 먹기로 했으니 더 감질맛 나고 맛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엔 맛있는게 정말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