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이야기 (4) - 당류의 갈변반응( 캐러멜화 / 마이야르 반응) / 효소적 갈변반응과 비효소적 갈변반응
안녕하세요 여러분! 젠니입니다.
식빵이나 쿠키를 구울 때, 오븐 안에서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색이 진하게 변하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 구움색이 제품의 완성도 큰 역할을 하는데요, 이 현상은 모두 당의 갈변 반응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오늘 우리는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는 당류의 갈변반응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갈변 반응이란?
- 식품을 가공하거나 저장하는 중에 그 빛깔이 점차 갈색을 띠게 하는 여러 가지 반응으로 효소적 갈변 반응과 비 효소적 갈변반응으로 나뉩니다.
먼저 비효소적 갈변 반응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비 효소적 갈변 반응은 말 그대로 효소가 관여하지 않고 화학반응만으로 일어나는 갈변현상입니다.
이번 설탕 이야기 시리즈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하는 반응은 비 효소적 갈변 반응 중 마이야르 반응과 캐러멜화 반응입니다.
- 마이야르 반응 Maillard reaction (아미노 카르본 닐 반응)
단백질의 아미노기와 탄수화물의 카르보닐기가 상호 반응하여 갈색 물질(멜라노이딘)을 생성하는 화학반응으로 식품의 가열, 조리 또는 저장 중 일어나는 색의 갈변이나 향기의 생성에 관여합니다. 즉, 당과 단백질이 함께 있을 때만 이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다른 비 효소적 갈색화 반응과 달리 거의 모든 식품은 함량 차이는 있지만 당류와 아미노산, 펩티드, 단백질 모두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마이야르 반응은 대부분의 모든 식품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일어납니다.
가열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반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저온에서도 반응이 일어나며, 그 예로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저온에서 서서히 진행되는 간장과 된장의 숙성, 신선한 마늘을 고온/고습에서 발효하는 흑마늘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마이야르 반응은 섭씨 120-130도 사이에서 천천히 시작되며, 175-180도 사이에서 격렬하게 반응하고 수많은 향기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테이크를 굽는 것, 튀김을 튀기는 것부터 식빵을 오븐에 굽는 것까지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굽는 것입니다.
이보다 온도가 높아지면 당이 혼자서 갈변하는 캐러멜 라이징 반응이 강해지고 상대적으로 마이야르 반응이 약해집니다.
200도를 넘어서고도 더 가열한다면 이산화탄소와 물, 그리고 그을음으로 나오는 탄소 덩어리만을 남기며 타버리고 맙니다.
- 캐러멜화 반응 Caramelization
마이야르 반응과는 달리 아미노 화합물이 없는 환경에서 당류의 가열을 통해 여러 단계의 화학반응을 거쳐 캐러멜을 형성하는 반응입니다. 즉 단백질 없이 당 성분 만으로 일어나는 화학반응입니다.
보통의 캐러멜은 설탕으로 만드는데요, 설탕의 녹는점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하면 당의 탈수 반응을 시작으로 ( 물의 증발 ) 자당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기 시작하는데, 여러 단계의 화학반응을 거쳐 새로운 분자들로 재결합하며 좋은 연한 금 갈 색부터 점차 진한 갈색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를 당의 캐러멜 반응이라고 합니다.
당류의 캐러멜화는 색깔의 변화와 함께 당류 유도체 혼합물의 변화로 향미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버터와 밀크 향, 과일 향, 꽃향기, 단내, 럼주 향, 구운 향 등이 대표적이며 캐러멜화 반응이 더 진행될수록 비교적 단맛은 줄어들고 신맛, 나아가 쓴맛과 탄맛이 두드러지게 됩니다.
제과제빵뿐 아니라, 당류가 많이 함유된 음식의 조리, 가공 그리고 커피를 볶는 과정에서도 흔히 일어납니다.
○ 어차피 물은 증발될 건데 캐러멜을 만들 때 설탕과 물을 같이 가열하는 이유는?
물과 함께 가열을 시작함으로써 설탕이 타지 않게 도와줍니다. 그냥 설탕만을 가열해 만드는 Dry caramel 보다는 훨씬 다루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물분자들이 당의 가수분해에 도움을 주어 자당이 포도당과 과당으로 잘 전환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물이 시럽을 끓이는 시간을 늘려주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더 오래 진행될 수 있게 해 주고, 설탕만 가열했을 때보다 더 강한 풍미를 발달시켜 준다고 합니다.
캐러멜 화가 시작되고 갈색이 나기 시작하면, 불을 최대한 줄이고 색의 변화를 잘 보고 완성 시점을 잘 잡아야 합니다. 온도가 매우 빠르게 상승하여 자칫하면 설탕이 탈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바로 팬을 식힐 수 있는 찬물을 미리 준비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 캐러멜을 만들 때 우유나 생크림의 역할은?
우유나 생크림을 넣음으로써 단백질과 당이 만나 캐러멜화와 동시에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게 되어 더 다양한 풍미과 짙은 향을 생성하게 됩니다. 또한 카세인 단백질은 쫄깃쫄깃한 질감에 기여하고, 유장 단백질은 갈변 반응과 풍미의 발달에 기여한다고 합니다. 우유나 생크림, 버터 등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생캐러멜부터 캬라멜 소스까지 다양한 농도와 질감의 캐러멜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캐러멜을 만들 때 결정화를 방지하는 방법은?
A. 전화당 (Invert sugar)을 설탕과 함께 가열합니다.
설탕을 산이나 효소로 가수 분해하여 포도당과 과당을 1:1로 혼합한 것을 전화당이라고 하는데요,
이 포도당과 과당이 일시적으로 결정 표면에 달라붙어 자당 분자들의 길목을 차단함으로써 자당의 결정화를 방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글루코스 역시 결정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꿀이나 옥수수 시럽을 대체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B. 약간의 산 (레몬주스)를 넣어 줍니다. 자당 (설탕)을 소량의 산과 함께 가열하면 자당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는데, 이로 인해 전화당을 넣을 때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비 효소적 갈변 반응에는 아스코르브산 산화반응 (비타민C의 산화)이 있습니다.
효소적 갈변반응 에는 대표적으로 폴리페놀 산화 효소에 의한 갈변 반응이 있습니다.
식품에 함유된 페놀류에 폴리페놀 산화효소( Polyphenol oxidase)라는 효소가 식품 속의 기질인 폴리페놀을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해 산화시켜 갈색의 물질을 만들어내는 갈색화 반응으로 사과나 배, 감자의 갈변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야채나 과일의 갈변현상이 그 예입니다.
이 반응은 식품 품질 저하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홍차/코코아/자두 등은 효소적 갈변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색깔을 형성시킨 예입니다.
변색은 과일이나 채소를 자르는 동시에 세포에 상처가 나면서 폴리페놀 산화효소가 폴리페놀 물질과 만나게 되어 반응이 시작되고 색이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갈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산소와의 접촉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설탕물이나 소금물에 담가 놓거나, pH를 낮추기 위해 식초물이나 레몬을 띄운 물에 넣어 놓는 방법 등으로 갈변의 방지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갈변 반응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요약하자면 갈변 반응은 효소적 갈변반응과 비효소적 갈변반응으로 나뉘며,
우리 설탕 이야기에서 알아보는 당의 갈변반응은 마이야르 반응과 캐러멜화 반응입니다.
이 두 가지 반응은 비 효소적 갈변 반응으로 당과 단백질이 함께 있을 때 일어나는 마이야르 반응과
단백질 없이 당의 가열로 일어나는 캐러멜화 반응이 있습니다.
보통 우리 생활에서는 이 두 가지 반응이 같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지만 두 가지의 차이점을 알아 두는 것이 좋겠죠?
간단히 쓰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ㅎㅎ
다음 글에서는 당의 또 다른 역할인 단백질 변성 억제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그럼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안녕~